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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건의 아들, 차 타고 제주 한 바퀴 반 : 공항부터 반시계로 돌다.

뱃놀이가자 2023. 2. 1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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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9일 ~2023년 1월 31일 여행을 한 여행기사입니다.

제주의 저녁

2017년 10월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처음 방문했던 제주를 고등학교 인연들과 다시 방문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우리에겐 책임과 자유가 생겼다는 것 뿐, 다시 그때 모습을 기억속에 되새기고자 제주를 찾았습니다. 놀랍게도 느낀 제주의 모습은 어엿 6년전과 다르지 않았고 우리만 변한 느낌이었습니다. 시간의 흐름은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공식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죠. 

 

김포에서 29일 일요일 07:00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넘어갔습니다. 우리에게 편한 시간에 여유를 가지고 출발하기보다는 돈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일렀지만 밤의 기운이 가시기도 전에 비행기에 탑승했고 활주로에서 해가 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주에 내린 후 예약해둔 렌트카를 빌려 제주를 돌기 시작했습니다. 여행간 우리의 짐을 보관하기 좋고, 이동을 수월하게 해주며 우리만의 고유한 드라이브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렌트카로 여행을 하는 것은 백이면 백, 추천드리겠습니다. 

 

다들 이른 새벽부터 준비를 해서 그런지 아침식사를 필요로 했고, 근처 고기국수를 먹었습니다. 제주하면 고기국수라는 말을 너무 믿었던 탓일까, 처음 먹은 고기국수는 멸치기반 잔치국수에 고기 토핑이 올라간 정도라고 느꼈습니다. 이 아쉬웠던 선택은 제주를 떠나기 전 다시 새로운 고기국수집을 찾게 했습니다. 아무래도 부족하게만 느껴졌던 아침을 뒤로하고 서쪽, 애월로 향했습니다. 여행도 식후경, 달콤한 음식이 당겼고 SNS에서 핫한 [랜디스 도넛]으로 향했습니다. 마블 영화에서 간접광고로 접한 도넛이 제주도에 있으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진으로도 느껴지는 달콤한 맛, 마침 제주를 기념하듯 귤과 말차 색을 띈 도넛과 가게 앞으로 보인 제주 바다의 뷰는 진짜 제주도에 왔다는 것을 실감나게 해주었습니다. 가격 자체는 조금 사악하지만 상당히 만족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후 남쪽으로 1시간 가량을 달려 [오설록 티뮤지엄]으로 갔습니다. 공사중인 관계로 많은 것을 경험할 수는 없었지만 드넓게 뻗은 녹차밭을 보니 녹차 향이 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쉬운 대로 단체사진과 가족에게 선물할 녹차잎만 구입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제주공항과 완전 정반대에 위치한 천지연 폭포입니다. 입장료 대학생 기준 1000원이며 시원한 폭포줄기의 경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폭포를 보면서 저렇게 많이 물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계속 폭포가 흐를까에 대해 엄청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답을 내지는 못했지만 이게 자연의 신비로움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 후, 끝물인 동백꽃을 보러 [동백포레스트]로 향했습니다. 끝물이다 보니 겉에서만 봐도 들어가기 조심스러웠습니다. 입장료가 6000원이었기 때문이었죠. 입장료가 사악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그정도의 가치를 못 느끼게 되어 주변만 둘러보고 동백빵(메밀+오징어+모짜렐라치즈)을 손에 쥐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9시에 차를 빌린 후 제주 반바퀴를 돌기까지 6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는 휴식이 필요했고 제주 동쪽에 위치한 첫날 숙소에 갔습니다. 4명 기준 7만원이니 상당한 가성비라고 할 수 있죠. 잠을 청하기에도 충분했고 근처 성산포수협이 있어 저녁으로 회를 먹기에도 훌륭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한 후 잠시 눈을 붙이고 다니 어느덧 6시가 넘었습니다. 부랴부랴 준비를 한 후 성산포 수협으로 향했는데요, 10분이라도 늦었다면 문을 닫을 뻔 하였던 것을 겨우 남은 방어 한마리를 회로 준비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수협에서 바로 뜬 회를 먹으니 겨울하면 방어, 방금 뜬 방어, 기름기가 충분한 방어여서 그런지 더욱 고소했습니다. 

 

4명에서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습니다 ㅎㅎ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하며 숙소에서 마저 부족한 음식과 술을 채운 후 둘쨋날 제주를 기다리며 잠에 들었습니다. 제주도는 어디를 둘러봐도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성산이 위치한 동쪽 바다와, 애월읍 근처 서쪽 바다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산에 위치한 숙소근처 관광지를 여행하기로 했습니다. 6년전 수학여행으로 왔던 성산 일출봉, 제주도 스타벅스에서만 살 수 있는 기념품, 속이 편안해지는 해물라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성산일출봉에 가니 6년이란 시간동안 나는 정말 많이 바뀌었지만 제주도는 그대로 성산은 제모습대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은 계속 흐르고 바람도 수없이 지나갔음에도 다시 돌아온 것 같이 일관된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차를 돌려 다시 제주공항 근처로 이동하기 전 제주도는 유채꽃이 살짝 보일락 말락했습니다. 드라이브를 하다가 도저히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내(시청, 공항근처)가 아닌 제주는 참 여유와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아마 글을 쓰는 이 시점 2월의 제주는 유채꽃이 만개했을 생각을 하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잠깐의 여유를 느낀 후 미로체험을 하러 이동했습니다. [메이즈랜드]라는 곳이었는데, 3단계 미로의 경우 성인 남성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제주도의 시그니처, 현무암으로 미로를 구성하고 미로를 위에서 바라본 모습은 돌하르방이었으니 꽤 의미있는 액티비티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미로를 풀어가는 과정이 목적지를 향해 꼭 최단거리는 아니더라도 괜찮고, 본인 선택에 의해 조금 돌아가더라도 결국 낙오없이 우리가 정한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또 얼마나 멋있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제주동문시장으로 향해 시장의 먹거리를 즐겼는데 동문시장은 특히 청년창업, 청년몰이 입주해있어 제주살이를 하는 예비창업가에게 큰 실전경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마케팅의 본질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인데 같은 뜻을 모인 청년들이 있으니 서로 도움이 되며 동문시장만의 아이덴티티도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후 게스트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내며 제주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제주는 참 다양한 매력이 존재하는 관광지입니다.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제주도를 모델로 하듯, 제주도는 즐길거리부터 배울거리도 참 많은 동네였습니다. 다시 제주도를 찾는다면 그때는 여름에 가보고 싶습니다. 여름바다가 있는 제주는 또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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